전체 글1130 나를 냅둬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 중이던 오늘 아침.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찰나,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곧바로 실행에 옮겨 후다닥 버스에서 내린 뒤, 보스인 헬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아파서 못 가니 좀 괜찮아지면 집에서 일하겠다고. 3분도 안 되어 답장이 왔다. 무리하지 말고 그냥 주말까지 쉬는 게 어떠냐고. 살짝 찔렸지만, 이것도 다 평소에 쌓아놓은 덕(!) 덕분이려니 하고 뻔뻔해지기로 했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잘해야 한다. 봐봐, 꾀병도 이렇게 잘 먹히잖아. -_-;;하지만 사실 꾀병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올해 들어 거의 매일 극기훈련 같은 상태가 지속되던 중, 어제 우리 Business development manager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내가 치워야 할 똥의 무게.. 2026. 8. 27. 대청소인가 대쇼핑인가 대청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집 꼴은 왜 청소 구경이라곤 못 해본 폐가 같은 걸까. 흐린 눈 하며 버티다, 결국 더는 못 참고 판을 벌이고 말았다.이 무더위에 대청소 할 엄두가 안 나 차일피일 미루던 게으름뱅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건 청소업체였다. 유리창을 전부 눈부시게 닦아내겠다며 야심 차게 시작했던 사메가, 몇 번 쓱싹거리더니 "그냥 업체 부를까?" 😆라며 물꼬를 튼 것. 코딱지만 한 집 청소에 업체를 부른다는 건 생각도 안 해봤던 우리에게 그들은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당연하지만) 너무 깨끗하다.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빠르다. 스위스의 악명 높은 인건비를 고려하면 비용마저 예상외로 착했다. 문제라면, 너무나 투명해져버린 창문들에 대비되어 집 안의 꾀죄죄함이 한층 더 도드라져 보인다는 .. 2026. 8. 9. Tenerife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6. 7. 29. 토마토맛 토요일 요즘 토마토가 제철이라 이것저것 해 먹었다.바질도 향이 너무 좋아 화분째로 사 왔다.방울토마토는 절임을 하고냉 토마토수프(가즈파초)를 했다. 이럴 때나 한 번씩 써보는 르쿠르제 미니 꼬꼬떼이 토마토는 품종이 뭔고...암튼 이거 좋다. 색상도 뭔가 되게 있어 보이고! 자두보다 약간 작은 정도의 크기도 맘에 든다.샐러드에는 이 토마토 저 토마토 섞어 넣음.아 참, 메인을 잊어버릴 뻔. 바베큐용 양념 다 되어있는 닭 사다 그냥 굽기만 했다. 날 더운데 그래도 집에서 먹는 게 어디여.그리고 브루스케타. 토마토도 바질도 썩 좋아하지는 않는데 둘이 만나면 이상하게 너무 맛있는 거 아닙니까...싱그러움 그 자체. 럽럽.빵 토스트하는 맴이 급함.이 맛이지 이 맛이야. 🤩많아 보이던 토마토가 순식간에 없어졌다. 2026. 7. 12. 돌로미티 날씨는 폭염에, 직장 스트레스는 할많하않에...너무나 혼자 있고 싶어 다녀온 오늘의 알프스. 이번엔 스위스를 벗어나 이탈리아 돌로미티 서부로 향했다.한 어미 자식도 아롱이다롱이라더니, 알프스라는 같은 이름 아래 참으로 다른 풍경. 알프스는 8개국을 가로지르는 거대 산맥이니만큼 여러 얼굴을 가진 게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새삼 신기하다.7월 중순부터는 인파가 본격 몰리는 시기라, 가급적 피해보고자 7월 첫 주를 택했다. 꽃도 마이 피고 좋은 계절이로고.세체다(Seceda)의 유명한 톱니바퀴 봉우리. 바람도 씨게 불고 추운 가운데 다들 여기서 사진 찍겠다고 줄이 엄청 길었다. 뭔가 안 좋은(...) 생각에 잠긴 수심 가득한 아줌마처럼 나왔지만, 나름 사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 것이 맞다. 🤣 줄도 오래 서 .. 2026. 7. 6. 그때나 지금이나 오랫동안 휴면 상태로 두었던 LinkedIn 계정을 복원했더니 까맣게 잊고 지내던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내 프로필을 보고 가거나 초대를 보내오기도 하는데, 그중 옛 보스가 보낸 초대를 발견했다.웬만하면 모든 초대를 수락하는 나건만, 이 초대 앞에서는 순간 흠칫하며 😂 보류해 버렸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나은 보스가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 남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묻기 전에 사실 나를 먼저 돌아보는 게 맞지 싶다. 커리어 면에서는 많이 배우고 발전했을지 몰라도, 마음은 아직도 자라지 못한 밴댕이 소갈딱지인지도. 그렇지 않고서야 원수 져서 헤어진 것도 아닌- 십수 년 만에 온라인에서 다시 만난 옛 보스의- 진짜 초대도 아닌 그깟 LinkedIn 초대가 뭐라고 굳이 보류하는 이 뒤끝은 뭐냐고.그냥,.. 2026. 7. 1. 이전 1 2 3 4 ··· 1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