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35 Jetzt oder nie 오늘 회의 시작 전, 헬렌(우리 개발팀 보스)이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이실직고 겸 부탁이 하나 있다며 입을 뗐다.부탁이란 다다음 주 금요일 회사 행사 때 자기 대신 개발팀 대표로 발표를 맡아줄 사람이 있냐는 것이었고, 이실직고란 그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셀린 디옹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것. 안 그래도 어제 포털에서 셀린 디옹의 복귀 소식을 읽은 참이었다. 전신 근육이 강직되는 희귀병으로 오랜 시간 투병하다 상태가 호전된 모양인지 6년 만의 복귀라던데, 파리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한다. 헬렌 말로는 조금 과장해서 자기를 비롯한 모든 프랑스인들이 이 콘서트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그 치열한 티켓 전쟁에서 승리했으니 꼭 가야 하지 않겠냐며 절절한 호소를 이어갔다. 예전 같았.. 2026. 9. 4. 어쩌다 셀프 시공 마음에 1도 들지 않는 주방가구와 벽 타일을 매일 보고 산다는 것은 실로 괴로븐 일이다. 10년도 넘게 살다가 왜 갑자기 부쩍 더 보기 싫은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제는 바꾸기로 결심했다. 렌트 아파트이니 설령 내 돈 들여 한다고 해도 공사는 허가가 안 날 것 같아서, 붙이는 타일로 그냥 덮어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 전에 일단 청소업체를 불러 싹싹 청소를 했다. 전문적인 청소를 받고 나면 혹시 타일이 짠~! 변신이라도 하여, 저걸 다 덮어버리고 싶다는 내 마음이 바뀌지는 않을까- 그런 말도 안 되는 희망을 품고서. 청소 결과, 뽀드득 깨끗해지기는 하였으나 회색기 도는 푸르딩딩한 타일들은 결코 변신하지 않았다. 아마존에서 심사숙고해 고른 peel & stick 타일. 모델하우스처럼 우리집도 저런 주방가.. 2026. 8. 31. 쩍벌견 2026. 8. 29. 나를 냅둬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 중이던 오늘 아침.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찰나,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곧바로 실행에 옮겨 후다닥 버스에서 내린 뒤, 보스인 헬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아파서 못 가니 좀 괜찮아지면 집에서 일하겠다고. 3분도 안 되어 답장이 왔다. 무리하지 말고 그냥 주말까지 쉬는 게 어떠냐고. 살짝 찔렸지만, 이것도 다 평소에 쌓아놓은 덕(!) 덕분이려니 하고 뻔뻔해지기로 했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잘해야 한다. 봐봐, 꾀병도 이렇게 잘 먹히잖아. -_-;;하지만 사실 꾀병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올해 들어 거의 매일 극기훈련 같은 상태가 지속되던 중, 어제 우리 Business development manager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내가 치워야 할 똥의 무게.. 2026. 8. 27. 대청소인가 대쇼핑인가 대청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집 꼴은 왜 청소 구경이라곤 못 해본 폐가 같은 걸까. 흐린 눈 하며 버티다, 결국 더는 못 참고 판을 벌이고 말았다.이 무더위에 대청소 할 엄두가 안 나 차일피일 미루던 게으름뱅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건 청소업체였다. 유리창을 전부 눈부시게 닦아내겠다며 야심 차게 시작했던 사메가, 몇 번 쓱싹거리더니 "그냥 업체 부를까?" 😆라며 물꼬를 튼 것. 코딱지만 한 집 청소에 업체를 부른다는 건 생각도 안 해봤던 우리에게 그들은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당연하지만) 너무 깨끗하다.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빠르다. 스위스의 악명 높은 인건비를 고려하면 비용마저 예상외로 착했다. 문제라면, 너무나 투명해져버린 창문들에 대비되어 집 안의 꾀죄죄함이 한층 더 도드라져 보인다는 .. 2026. 8. 9. Tenerife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6. 7. 29. 이전 1 2 3 4 ··· 1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