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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여름이 다 가기 전에

by SingerJ 2024. 7. 6.

금요일 하루 휴가 낸 김에 하이킹을 다녀왔다. 

햇빛이 강렬한 날이었다. 사방에서 직사광선 작열.

산과 숲
쨍한 초록 초원
가로질러 흐르는 빙하수

평화롭구나, 회사 안 가는 평일. 내게 강 같은 평화. 😁
 
로젠라우이 (Rosenlaui)라고, 마이링엔 (Meiringen) 기차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간다. 

풍경을 망치는 자 누군고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르게 보이는 초록의 향연. 

쨍한 초록, 진초록, 청록, 연두

 어쩐지 쓸쓸함이 깃든 가을빛처럼 보일 때도 있고.

사방에 물이 흐르고 있어 더워도 덥게 느껴지지는 않는 곳.

좌 콸콸 우 졸졸

서양사람들 사진 요상하게 찍어주는 거에 매번 새삼 놀란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 사진 찍는 취지를 이해 못하는 듯한 신기함이랄까. 풍경에 함께 감탄하다가 "여기서 한 장만 찍어주세요~" 하면... 왜겠냐...'저 풍경 속에 나도 좀 끼고 싶다'  아니겠소! 그런데 산이랑 물은 다 잘라먹고 개천 난간과 사람만 찍어놓으면 우짜라는 거요. 😱

몇 번을 부탁해 겨우 건진 한 장

걷는 내내 흐르는 빙하수가 함께 한다. 

차갑고 맑다. 수박 담가놨다 먹으면 듁음일 듯.

갖고 온 음식 기차 안에서 야금야금 먹고 오전 10시에 또 배가 고팠다. 소듕한 김밥을 벌써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데...소들도 밥 먹네? ㅎㅎ 

결국 도시락 까먹고 방울토마토도 먹고

통나무집 벤치에서 잠시 쉬어간다. 하늘은 더욱 쨍쨍해지는 중.

깃털구름

저 커플이 웰시코기를 데려와 동영상을 찍어주고 있었다.

간식으로 꼬셔서 달려오는 모습을 풍경과 함께 담는 중.

그런데 처음에만 좀 달리다가 시큰둥한 것. 뚠뚠해서 뒤뚱뒤뚱 걷는데 느무 귀엽고 😆

누가 뚠뚠하다규?

혼자 있을때랑 자연 속에 있을때가 제일 빠르게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데 혼자 하는 하이킹은 그래서 귀중한 휴식시간이다.

이 날씨에 달리기 하는 사람 ㄷㄷ 리스펙!

그치만 금년 하이킹도 이걸로 끝이지 싶다. 

여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것이고, 가을산의 저물어가는 그 빛깔은 가을 타는 사람에겐 느무 맴찢인 것.

그림 그리고 있던 누군가. 그 모습이 다름 아닌 그림이구랴.

갖고 간 먹을 거 다 먹고 버스 기다리는 동안 와플 사먹었다. 2만보 걸었다고 평소의 세 배는 먹은 듯. 😭 

그대여 길을 잃었나요
여기 표지판이 있어요 나를 따라와요
(사실 저것은 농장에서 치즈, 달다구리, 시럽 등을 판다는 표지판임)

'이제 막 왔을 뿐인 걸' 이라고 방심하는 순간 어느새 지나가버릴 게 틀림 없는 여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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