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거리를 오븐에 막 밀어넣고 나서 무심코 내다본 밖에 비둘기가 앉아있다. 평소엔 작은 인기척에도 푸드덕 날아가버리는데 오늘은 웬 일인지 멍 때리고 있는 중. 하나, 둘, 셋...사진까지 찍을 동안 멍. ㅎㅎ
비둘기 덕에 오늘 처음 제대로 본 바깥 모습. 늦잠 자고 게으름 피우는 동안.. 아...가을볕 참으로 좋은 오후가 바깥세상엔 펼쳐져 있었다. 한없이 노곤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오후햇살에 끌려 갑자기 산책이 하고 싶었다. 오븐 속 고기가 다 익을 때쯤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축구 보고 있던 사메가 들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은 푸른색이 더 많이 남은 늦여름 같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어느 구석은 또 무르익은 가을의 모습이기도 하다.
바람에 살랑이는 노란 커튼 앞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선사해주던 나무. 가을이 훌쩍 지나가버리기 전에 귀한 산책을 하게 해준 비둘기에게 고마운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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