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7 그런 곳에서 몇 주 전, 길에서 무궁화를 발견하고는 기분이 새로웠다. 우리나라 국화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는 자주 본 기억이 없기에 이 곳 작은 길 모퉁이에서 무궁화를 보자 반가운 동시에 묘한 기분이 들었더랬다. 향수라는 건, 기억이라는 건, 그리고 내게는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애국심 비슷한 건, 이런 식으로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문득문득 자각되곤 한다. 무심해졌다고 생각할 때, 까맣게 잊었다고 생각할 때... 불쑥. 2021. 11. 9. 근황-2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9. 근황-1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9.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PostDoc 생활을 시작한 이후 내 상태는 주디의 대학 초년시절과 비슷한 것 같다. 누군가가 의 작가 마테를링크 얘기를 꺼냈을 때 "우리학교 학생이니?" 라고 주디가 물었던 것처럼, 분명 우리 전공 얘기를 하고 있는데도 내게는 너무나도 생소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기분은.. 대략 복잡하다. -_- 그래도 어쨌거나 이 현상은 정상이라고 위안 삼고 있다. 박사 타이틀은 연구를 수행하는 능력에 대해 수여된 것이지 현재 지식량에 대해 내려진 게 아니고, 박사라고 해서 안 해본 일을 다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래도 그놈의 박사가 어찌나 부담이 되는지 때로는 내가 박사인 걸 제발 아무도 몰랐으면 싶을 때가 있다. 읽어야 할 전공책 목록을 만들어서 틈나는 대로 읽고 있는데 내가 고3 시절 지금처럼만 공부했더라.. 2021. 11. 9. 오바하였나 요며칠 우리 연구실에 새 랩톱 광풍이 불고 있다. 안 그래도 바꿀 때가 됐다고 저마다 생각하던 중 크리스가 새 랩톱을 사들고 온 것. 번쩍이는 새 컴, 지문 묻히기도 아깝다고 수술장갑 끼고 타이핑 하는 크리스를 보고 있자니 모두의 가심에 파바박 불씨가 지펴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특별세일 모델을 세 명이서 우루루 동시주문했다. 컬러풀하면 빨리 질린다는 거 순전히 편견이라고, 그래서 검정이나 은색 고르면 안 질리더냐? 하는 사메의 말에 너도나도 동조- 사메 빨강, 무라드 연두, 나 핑크 주문.. -_-;; 오늘 아침 셋이서 '너무 오바한 거 아닐까' 심각하였다. 2021. 11. 9. 이렇게 살면 안 되지 않을까 누가 뭐래도 주말은 쉬라고 있는 것. 그럼 그럼.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안 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뿐. 읽을 게 있다거나, 다음 단계 실험계획을 짜고 싶다거나, 그런 일들을 모조리 주말로 미루다 보니 좀처럼 쉴 짬이 안 나고 있다. 토요일에도 일하고 일요일마저 학교에서 만난 나와 무라드는 이렇게 살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대화를 (새삼스레) 나눈 후 영화를 보러 갔으나 영화 (Miss Pettigrew lives for a day) 줄거리가 연결이 안 될 정도로 둘 다 푹 자고... -_- 이렇게 살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대화를 (다시금) 심각하게 나누면서 자정 귀가. 피곤한 눈을 비비며 또다시 학교에서 만나 '이렇게 살면 진짜 안 되지 않을까' 대화로 아침을 열었다는 코미디 같은 이야기. 2021. 11. 9. 이전 1 ···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