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717 한 해의 남은 절반을 시작하며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3. 나의 양갈비 언젠가 읽은 기사에 의하면, 월요병을 줄이는 데 '일요일에 잠시 직장에 나가 일하는 방법' 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한다. 아니 지금 그걸 방법이라고! 라 반박하긴 커녕, 고개를 끄덕인 이들이 (나 포함) 꽤 많지 않을까. 맞는 말이그등... ㅠㅠ 하기가 싫은 방법이라 그렇지. 해결책이란 이렇게, 찾아보면 나름대로 늘 존재하긴 하는 것 같다. 자기 입맛에 맞는 해결책인가 하는건 또 별개의 문제지만. 입맛에 안 맞아도 아주 안 맞는 그 해결책을 과감히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나의 월요병은 나아지지 않았다. 너한테 나는 이제, 식고 맛 없어지고 물려버린 음식 같나 보다고...그렇게 느껴진다고 하던 남편의 말 때문이었을까. 왜 왜 저 관심병 환자 또 뭣땜에 삐지셨을까 또! 라고 짜증을 내고선 돌아서 생각해보.. 2022. 1. 23. 의문의 빵조각, 그 후 지난 이야기에 이어 계속하자면...그 후로도 빵조각은 몇번이나 더 발견되었다. 패턴은 똑같았다. 누가 참 할 일도 되게 없구나- 라고 우리는 여전히 무시했고, 이후 얼마간은 잠잠했다. 그런데 지난 주, 사건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선물' 이 등장한 것. 식물의 꽃봉오리는 아니고 그...싹눈이라고 해야 하나? 투명한 비닐로 제법 꼼꼼하게 싸기까지 해서 우리집 문 앞에 놓여 있었다. 이 날을 계기로 두 가지가 확실해졌다. 역시 '흘린' 게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동물이 아닌 사람이 분명하다는 것. 그로부터 불과 이틀 후, 손님이 또 한번 다녀갔다. 이번엔 벌레모양 비슷한 식물줄기였는데 스카치테잎으로 문고리에 감아 붙여 놓았더라. 문 앞에 놓는 단계를 넘어 이번엔 우리집 문고리를 직접 만져가며.. 2022. 1. 23. 퇴근길 갑작스런 공사로 우리집 가는 트램이 우회를 한단다. 이왕 이렇게 된거 오랜만에 좀 걷기로 했다. 계속되는 비로 거리는 아직 축축하다. 저 자전거들 저렇게 두면 빨리 녹슬텐데. 비닐봉지(?)의 정체는- 풀냄새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던 견공. 인자한 주인 할머니와 함께이던 행복한 말티즈. 1층 화단 옆을 지날때마다 오늘은 요놈이 혹시 뎅강 당하지나 않았을지 조마조마해진다. 어쩜 이리 쑤욱쑥 자랐는지 대견하지만 너무 튀어서 걱정된다. 튀지 말라는건 비겁한 처세술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마음을 지금은 좀 알 것도 같다. 너무 특출나서, 눈에 띄어서, 안타까워지는 마음.. 내일도 꼭 무사하여라. 2022. 1. 23. 오늘도 비는 내리고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3. 알록달록이 그리운 회색빛 날들 어쩜 비가 3주째 지치지도 않고 내린다. 그쳤나 싶으면 또 오고, 오늘은 안 오네 싶으면 잠깐이라도 꼭 내린다. 세상의 우산장수들이여...햄볶하느뇨? 이제 그만 소금장수들에게 차례를 좀 물려줘도 되련만. 천둥번개가 우르릉 번쩍 하는 저녁, 뜬금 없이 만들어 얼린 아이스팝. 겨울로 돌아간 듯한 날씨에, 감기 걸려 콧물 훌쩍이는 나와, 금식중인 남편. 먹을 이 없고 먹을 분위기도 아닌 아이스바가 그러잖아도 좁은 냉동고 한자리를 떠억 차지하고 있다. 저것은 분명 내 나이 마흔 평생에 처음 사본 가장 컬러풀한 옷이다. 네이비, 회색 일색인 따분함을 좀 탈피해보자는 일종의 몸부림이었는데 그런 몸부림 같은건 역시 치지 않는 편이 좋았을 거라고 옷을 볼 때마다 백번도 더 후회하고 있다. '이거 살까? 이뻐?' 물었을.. 2022. 1. 23.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