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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717

가네 가네, 왔네 왔어 #가네 가네: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가 틀리기를 은근히 바랐지만 이 곳 예보는 안 좋은 날씨일수록 잘 들어맞는다. 참 오랜만에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부엌 베란다에 나가 빗방울 맺힌 나뭇잎을 보며 통화를 해서 그런가 엄마 아빠 목소리도 내 목소리도 왠지 평소보다 한결 차분하고 정감 있게 들리는 기분이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 모니터에 한눈 팔며 통화하는 대신 앞으로는 이렇게 신선한 공기와 나무들 속에서 전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선가 떨어져 내려와 장식처럼 얹혀있는 단풍잎. 거리 거리엔 군밤 냄새가 진동을 한다. 가을이, 이 한해가, 또 이렇게 가네...오자마자 가네.. #왔네 왔어: 왔다 왔어, 석류의 계절이. 온갖 먹을거리에 석류알을 흩뿌리고 싶어하는 사메의 병이 도지는 계절. -_.. 2022. 1. 24.
어쩌면 오늘은 어쩌면 오늘은 금년의 마지막 화창한 가을날이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내일부터 적어도 2주는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될거라는데 그때쯤이면 가을은 이미 떠나고 난 후일 테니까 말이다. 멀리서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나를 향한 강렬한 시선. ㅎㅎ 뭐랄까 마치 외국인을 알아보는 것 같은 개들을 이렇게 종종 만날 때가 있다. 낯선 이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나 개냄새(?) 나는 사람에게 보이는 관심과는 확실히 뭔가 좀 다른, 왠지 쟤들도 외국인인 걸 알고 구경하는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을 때가 있는 것이다. ^^ 이 집은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가 마당에 한가득이라 사과 살 일은 없겠더라. 가을을 담고 있던 주머니가 팍 터져버린 것 같은 날이었다. 2022. 1. 23.
30분 가을산책 늦은 점심거리를 오븐에 막 밀어넣고 나서 무심코 내다본 밖에 비둘기가 앉아있다. 평소엔 작은 인기척에도 푸드덕 날아가버리는데 오늘은 웬 일인지 멍 때리고 있는 중. 하나, 둘, 셋...사진까지 찍을 동안 멍. ㅎㅎ 비둘기 덕에 오늘 처음 제대로 본 바깥 모습. 늦잠 자고 게으름 피우는 동안.. 아...가을볕 참으로 좋은 오후가 바깥세상엔 펼쳐져 있었다. 한없이 노곤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오후햇살에 끌려 갑자기 산책이 하고 싶었다. 오븐 속 고기가 다 익을 때쯤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축구 보고 있던 사메가 들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은 푸른색이 더 많이 남은 늦여름 같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어느 구석은 또 무르익은 가을의 모습이기도 하다. 바람에 살랑이는 노란 커튼 앞에 .. 2022. 1. 23.
진짜 실수는 누구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3.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면 갓 딴 사과들이 그야말로 한창인 요즘이다. 사과의 고장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난, 그것도 과수원집 외손녀였음에도 나는 사과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 언니의 사과사랑이 워낙 극진해 어릴적부터 우리집엔 늘 궤짝으로 사과가 있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 오리온 종합선물 세트 같은 거라면 내 백번이라도 이해를 하련만, 저 큰 상자에 사과만 잔뜩 담아 팔고 또 그걸 사는 사람이 있다니...어른들의 입맛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살기 시작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사실. 단지 우리집 식구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그 '꿀사과' 품종 (부사)이 내 취향에는 아니었던 것 뿐. 어릴 적 어느 날, 엄마가 평소와는 다른 노리끼리한 사과.. 2022. 1. 23.
그놈의 밥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2.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