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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gary] Budapest 2-3년 전이었던가, 배낭족 사이에서 떠들썩했던 사건이 있었다. 부다페스트의 한인 민박집 주인 남자가 묵고 있던 여학생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이었는데, 아, 인면수심의 그놈이 글쎄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밥 많이 주고 인심 푸근한 주인으로 소문 났었다는 게 씁쓸할 뿐이다. 그 기사를 대한 순간, 10년 전 들렀던 부다페스트가 퍼뜩 떠올랐다. 민박집 주인의 저런 사악한 행태에는 그 도시 특유의 다크포스 -.- 도 일조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그렇다...내가 경험하기에 부다페스트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유럽 최초의 도시였던 것이다. 저렴한 민박이 아주 많다는 가이드북의 조언을 철썩같이 믿었던 나, 기차역 락커룸에 짐을 맡기고 하루 종일 놀다가 느지막한 저녁이 되어서야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과연 저렴.. 2021. 11. 4.
[Austria] Vienna 일정을 짜다 보면, 소위 '안 땡기는' 곳이지만 기차노선상 부득이하게 들르게 되는 곳이 생긴다. 내겐 빈이 그랬다. 친구 때문에 독일에 좀 오래 머물렀던 데다, 스위스에서도 일정을 연장했었기 때문에 빈에 들어섰을 땐 이제 독일어권이 좀 지겨운 터였다. 게다가 엎친 데 덮쳤다고나 할까, 우연히 만난 한국 배낭족(남자) 하나가 따라 붙으며 코치 아닌 코치를 해대는데... 이거야 원 언성을 높이지 않는 한 당최 안 떨어져 나갈 듯한 강력 오지라퍼 (그래서 어찌 했냐. 결국 언성을 높였다 -_-;;). 그래서 나에게 빈은, 음악 향기로운 모짜르트의 도시 보다는 그저 교통 하나는 편리한 특징 없는 곳으로 남아버리고 말았다. 후에 영화 'Before Sunrise' 를 보며 얼마나 아쉬워 했던가. 줄리 델피가 재잘.. 2021. 11. 4.
[Switzerland] Zürich 독일이 편한 나라였다면, 스위스는 그 여행에서 가장 모범적이었던 곳으로 남아 있다. 정확함, 안전함, 깔끔함 면에서 두 나라의 수준은 같아 보였지만 독일엔 없었던, 여행자에 대한 세련된 매너가 이 곳엔 있는 듯 했달까. 좀 과장하자면 '선진국의 Aura' 란 바로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러나...Aura고 뭐고 간에.. 처음엔 아파서 정신이 없었다. ㅠ_ㅠ 기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아파오던 배가 취리히에 당도하자 걷잡을 수 없이 아팠다. 이놈의 마법통을 대비해 진통제도 물론 챙겨왔건만 배낭 속에서 약을 찾고 말고 할 겨를도 없이 통증은 급속해졌고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약국으로 냉큼 들어갔다.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 약국은 한산했다. 영어 유창한 약사언니가 발포정 진통제를 주었는데 먹고 잠시 쉬는 동안 어느새.. 2021. 11. 4.
[Germany] Wuppertal, München 독일에서의 시간은 그 여행 중에서 가장 편하고 순탄했다. 그건 독일친구 안젤라의 신세를 졌던 덕이 가장 컸고, 기타- 정확한 기차시간, 쾌적한 숙소- 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독일은 유스호스텔의 창시국으로서, 가격대비 매우 모범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안젤라와, 다른 7명의 친구들과 함께한 별장에서의 3일은 인상적이었다. 배터지게 얻어먹고, 게임을 하고, 편히 잠들며 94년의 끝을 유쾌하고 북적대며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8년 후, 나는 그 은혜를 라이프치히에서 대강은 갚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난다. 하이델베르크→ 뮌헨→ 퓌센으로 이어지는 여정. 뮌헨은 글쎄, '무난한' 대도시로 기억에 남아 있다. 무매력 무말썽의 곳이었달까. 그래도 BMW 전시장은 내 취향엔 상당히 재미있었고, 우반(U-bahn:.. 2021. 11. 4.
[Belgium] Brussel, Brugge 여긴 무엇이 유명한고 하니- 프랄린 (초콜릿의 한 가지), 수제 레이스, 홍합요리 등. 프랄린 프랄린 프랄린 프랄린 프랄린... +ㅠ+ 그렇다. 그다지 안 끌리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들른 이유는, 순전히 고디바(Godiva) 프랄린의 추억 때문이다. 어릴 적 어느 날 아빠한테서 받았던 Godiva 한 통. 내 혀끝에서 가나 초콜릿을 한큐에 몰아내 버렸던. +_+ '헨젤과 그레텔' 속 마녀의 집 초콜릿은 분명 Godiva일 거라고 그땐 생각했다. 먼저 브뤼셀 (Brussel). 그랑 플라스 (시내 중심부 광장)의 명성은 자자하다. 광장이야 사실 유럽 어디에나 있는 거지만, 그랑 플라스에는 좀 특별함이 있다. 화려하고 웅장한 고딕 건축물들이 특히 밤에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오줌싸개를.. 2021. 11. 4.
[Netherlands] Zaanse scanse 그 애 이름이 뭐였더라, 한스였나. 둑에 생긴 구멍을 주먹으로 막아서 물에 잠길 뻔한 마을을 구해낸 슬기로운 아해의 이야기.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면,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네덜란드의 국토 개간사업은 단순 개발 차원이 아닌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한다. 오죽하면 이름부터 '네덜란드' 일까 (nieder: 낮은, landen: 땅- 에서 비롯됨). 국토의 무려 40%가 바다보다 낮은, 혹은 해수면과 같은 높이. 물을 퍼내고 둑을 쌓는 것만이 해결책이었고, 그리고 그 원동력이 풍차였다 한다. 풍차를 실컷 보고자, 근교 풍차마을엘 들르기로 했다. Zaanse schanse 라고, 암스텔담에서 좀 떨어진 목가적인 곳. (첫번째 사진만 주인장 거. 나머지는 네이버 블록 .. 202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