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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herlands] Amsterdam 출발일이 성탄절이었다. 'Merry Christmas' 장식된 기내식 디저트를 먹다가, 아빠가 공항에서 하신 말씀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카드 주랴?" 풉. ^^ 한 무덤덤 하시는 우리 엄마 아빠지만, 나 혼자 생전 처음으로 한 달이 넘는 외국여행을 간다 하니 그때 만큼은 걱정이 좀 되셨던 갑다. 출발 직전까지도 별 말 없다가 마지막 순간에 던진 저 한마디. 나름대로는 굉장한 걱정의 표현이셨지 싶다. 사실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이 여행이 어떤 여행인가... 중학교 때부터 벼르고 별러 대학 2학년이 된 지금 드디어 실현되고 있는 순간. 틈날 때마다 가이드북을 읽어온 지도 어언 7년이다. 가보지도 않은 명소들을 이미 달달 외고 있는 상태였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면 한 순간에 하얗게 잊어버릴 듯한 기분.. 2021. 11. 4.
[33일간의 유럽일주] Prologue 옛날에 쓴 일기를 읽는 건 낯 간지러운 일이다. 또한 그 어떤 개그보다도 웃긴다. 으아...저 스티커 하며...유치한 싯구절 적어 놓은 거 하며...(저때만 해도 '읍니다' 가 맞춤법상 맞는 거였다) 게다가 저 싸이코 스릴러스러운 내용은. -_-;; 10년도 더 지났다. 이제 와서 그때의 감상을 끄적인다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싶지만, 나에게 그 일은 왠진 모르지만 꼭 마쳐야 하는 숙제처럼 남아 있다. 일기장과, 형편 없는 화질의 필름사진 (그나마 대부분은 서울에), 기념으로 집어왔던 카페의 설탕봉지, 브로셔 따위의 것들, 그리고 이젠 많이 희미해진 기억 정도가 남아 있을 따름. 이런 열악한 서포트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적어 보려 한다. 그 해 겨울의 33일을, 결코 버릴 수 없기에. 2021. 11. 4.
[USA] Baltimore, Boston, Connecticut, New York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4.
Willkommen in Basel 별 건 없지만 소개는 한 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아시다시피 스위스는 중립국으로서, 유럽연합(EU)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로화 대신 자국 고유의 돈인 스위스 프랑(CHF)을 고수하고 있다. 공용어는 4가지- 독일어(75%), 프랑스어(15%), 이탈리아어(7%), 로만어(3%)- 를 쓴다. 지역별로 우세한 언어가 조금씩 다른데, 베른(수도), 취리히, 바젤은 독어. 제네바 부근은 불어. 루가노 근방은 이탈리아어. 로만어라는 건 일종의 토착어인데, 지금껏 살면서 들어봤다는 사람이 내 주위엔 아무도 없다. ㅋ. 이 곳 바젤은 독어가 대세이긴 하나, 프랑스-스위스-독일 3국의 국경이 접하는 도시이다 보니 세 나라 국가색과 언어가 서로 질세라 뒤섞여 있는 것 같다. 문화예술 한가닥쯤 하지 않는 유.. 2021. 11. 4.
Happy New Year 도착한 다음날, 아침 일찍 동네산책을 나갔더랬다. 목적지는 학교건물이었으나, 길치인 이 몸이 실수를 안 할 리가 없어서 -_-; 어쩌다 잘못 든 길이 우연히도 강변길이었다. 갑작스레 앞에 나타난 라인강. 이른 아침의 분위기가 왠지 짠한 기분을 들게 해서 잠팅 전씨는 그 아침에 난생 처음 느껴보았다. 아침산책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라는 걸. 오늘은 좀 멀리까지 나가 아침을 보냈다. 희미하게 밝아오는 거리와 약대건물을 지나, 아직 남아있는 크리스마스의 흔적들, 일요일도 휴무 없이 선착장에 출근하는 새들, 그러잖아도 힘든 아저씨의 어깨에 한 짐 더 보태고 있던 비둘기, 신록이 돋아나면 자전거로 달려보고픈 가로수길 등. 이런 저런 잡념 끝에야 비로소 '금년이 끝났구나' 생각이 퍼뜩 들더라. 행복한 새해가 되었으.. 2021. 11. 4.
Heidi가 아니라 Anne Frank 지금의 집은 studio식 아파트로서, 독일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이 곳은 포닥과 강사들만 입주하는 집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선지 젊음의 혈기 면에선 라이프치히 기숙사보다 현저히 떨어져 보인다. 훗. (시끄러운 파티와는 이제 안녕인 것인가) 가격 대비 시설은 매우 기대 이하인데, 이 나라에서는 이게 일반적인 듯 하니 중이 절에 적응할 밖에. 쩝. 제일 안타까운 건...일단 전망이 숭악해 숭악해. -_-; 특히 창문의 저 철제 블라인드. 철컹거리기까지 하는 게 아주 압권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네 집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네 프랑크네 집이 웬 말이냐고. -.- 방을 옮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 안네 후랑크 방을 사랑해 볼 것인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202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