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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ce Santorini #2] 그리고 뜨거운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1.
[Greece Santorini #1] The Big Blue 가!자! 가자! 포카리스웨트 섬으로! 일반페리로 4시간 걸리는 이 거리를 쾌속엔진 장착한 '날으는 돌고래' (Flying Dolphine) 호가 2시간 만에 사뿐 당도시켜 준다. 화산섬이라더니 과연 신기하게 생겼다. 음료수 광고에 나오던 그 풍경은 버스로 제법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가드레일도 제대로 없는 아찔한 해안 낭떠러지 길. '운전 중 기사에게 말 걸지 마시오' 큼지막하게 적혀 있으나 아무도 말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 자발적으로 마구마구 말씀하시는 아저씨. -.- 자, 여기가 거긴데. 무슨 생각이 드니.. 어릴 적 쓰던 크레파스 상자 생각이 나. 많이 쓰는 색만 몽땅해져서 들어 있던. 이 곳 아이들에게는 두 배는 긴 파란색이 필요하지 않을까. 온 blue란 blue만 골라 모아 모두 여기에다 쏟.. 2021. 11. 1.
[Greece Crete #3] 유적, 혹은 돌덩이 내 비록 방문동기는 허술했으나 구경만은 성심껏 하여 주리! 아침 일찍부터 크노소스 궁전으로 향했다. 유적이란 자고로, 모르고 보면 돌덩이요, 알고 보면 살아 숨쉬는 전설이라. 자, 신화를 떠올리며 경건한 마음으로 보자고. 아...오...아아니 이것은...! 왜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지.. 알고 봐도 돌덩이인 경우가 간혹 있다고. -.-;; 그러나 이 곳은, 적어도 솔직하다. 난해한 예술들이 흔히 그러하듯 감동 받길 강요하지도 않고, 무감동인 이유를 여행객의 '고매하지 못한 소양' 탓으로 돌려 실망한 객들을 두 번 죽이는 비겁한 짓도 하지 않는다. 뻔뻔하리 만치 꾸밈 없이 뒹구는 돌덩이들. 복원이랍시고 인공냄새 풀풀 나게 해놓고 푼돈 받아 챙기는 것 보다야 얼마나 덜 깨는가. 여행이 고달파지는 이유를 .. 2021. 11. 1.
[Greece Crete #2] 일단은 이국적인 가는 여행지마다 두 단어로 요약하기를 해본다. 프라하: 까를교, 야경 / 두브로브닉: 투명초록, 부서지는 햇빛- 하는 식으로. 크레타는 일단... 이국적이다. 이제 나에게 유럽은 어디나 유럽일 뿐이라고 멋대로 생각하던 내게 이 섬은 첫인상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봐! 이만 하면 아직 겁나 이국적이 아닌가 말이야." 유적의 섬 크레타. 허나, 나의 방문동기는 다소 불순한 것이었다. 산토리니에 빈 숙소가 없었기 때문이쥐. 씨익.. -.-^ 크레타 포세이돈 호텔의 점수는 가격대비 ★☆☆☆☆. (친절함과 푸짐한 아침식사를 봐서 그나마 조금 용서해 준거다. -.-) Check-In 후 바로 항구로 나갔다. 바삐 들고 나는 배들로 항구는 북적대고 있었다. 아, 그렇지... 땅이, 하늘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었.. 2021. 11. 1.
[Greece Crete #1] Welcome to Crete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를 탔다. 기사 아저씨... 어찌 사람에게 그리 많은 털이. -o- 털에 한 번 쫄고, 전영록 색안경에 또 쫄고. 숨 죽이고 있는데 별안간 뒤를 홱 돌아본다. 헉. -o- ...왜 배낭을 계속 메고 있냔다. 이런, 겁 먹은 티를 너무 냈나. 자자, 릴랙스. -.-;;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되는데, 알면서도 가끔 범하는 우(愚) 가 그거다. Mr.부슝부슝의 인상이 불러 일으키는 상상- 공항에서 불과 10분 거리 호텔에 가는 나를 온 크레타를 빙빙 돌아 바가지 요금을 이빠시 먹인 후 인신매매단에 넘기고 뺑소니 친다, 뭐 그런. -_-;; 운전석에 붙어있는 아이들 사진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애교만점 미소의 계집아이와 사내아이.. 아아, 저런 천사같은 애들의 아빠시군요. 순간 밀려오.. 2021. 11. 1.
Croatia: 좀 긴 후일담-5 과연 두브로브닉 구시가지는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어 보였다. 미끄러질 정도로 반들거리는 대리석 바닥, 골목골목마다 맛나는 먹거리들, 제라늄 화분과 펄럭이는 빨래...그리고...무엇보다도...바다, 바다.. 모르긴 몰라도, 바다마다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있을 터이다. 드러누워 햇빛 쬐고 싶은 곳, 푸른 물 만큼이나 백사장이 아름다운 곳, 황금빛 노을 속에서 연인과 걷고 싶은 곳, 그리고 두브로브닉의 바다는 부서지는 햇살 아래에서 가장 눈부신 곳인 듯 했다. 비키니를 입고 뛰놀면 어쩐지 경망스러워 보일 것 같은...그런 바다. 자갈밭에 밀려와 부서지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물은 내가 왜 그리 고생을 사서 하면서 찾아 갔는지를 알게 하는 이유인 듯 했다. 이상적인 바다의 모습을 머릿속에 채 다 그리기도 전.. 202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