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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드라마 예전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 이 떠오르곤 했다. 수준 높은 팬에게만 보이도록 되어있는 이 드라마의 매력이 혹 나한테는 안 보이는 건 아닐까 하고. 이젠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녀에겐 그녀만의 스타일이 있고, 내게는 내 나름의 취향이 있고. 다만 그 둘의 코드가 맞지 않을 뿐. 어쨌든, 김수현 작가가 구축한 네임밸류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한다. 최근 시작한 '내 남자의 여자' 를 봤는데, 그 아침 드라마스러운 분위기라니. -.- '김수현' 이라는 이름이 없었더라면 일찌감치 채널다툼에서 아웃이지 않았을지. (이제부터 저력을 보여줄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최대치의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드라마를 통치하는 작가. 단지 문제라면.. 지금은 세상이 변했음이라. 왕은 군림하되.. 2021. 11. 1.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 아침부터 계속 눈 온다. 녹아서 질퍽거리고, 그 위에 또 내려 뒤덮이고. 피었던 꽃들도 예외일 순 없지. 다 덮여버렸다. 오...불쌍한...나리나리 개나리 외 기타 봄꽃들. 그럼 그렇지, 갑자기 미칠 듯 따뜻해질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이런 변덕이 있을 것임을.. -.- 뭘까뭘까! 이건 혹시 나의 겨울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불길한 징조?? (심약한 자의 전형적 증세를 보이고 있는 요즘. ㅠ_ㅠ) 어쨌거나 화팅구래. 2021. 11. 1.
웬 아이를 보았네 보아하니 엄마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대낮의 아파트촌은 의외로 인적이 드물어서, 울고 있는 꼬마를 아무도 눈여겨 봐주지 않은 듯. "엄마가 없어졌니?" 토끼인형에다 눈물을 뚝뚝 떨구며,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다행이야. 외국인 이모의 말을 알아 듣는구나. 문제는, 꼬마의 발음이 내겐 너무 어려웠다는 건데 몇 번을 되풀이해 들어본 결과, 엄마 손을 놓은 곳은 요 앞 우체국인 것 같았다. 그냥 여기서 기다려 볼까, 우체국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꼬마를 데리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예상대로였다. 허둥지둥, 낯빛이 흙색이 되어 우체국 쪽에서 달려오는 한 여인. "아유 정말 고마워요! 잠깐 사이에 사라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이는 엄마를 보자 더욱더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 2021. 11. 1.
저주 받은 기억력 뭔가를 잘 기억하는 편이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사소한 것까지. 그러나 정작 핵심을 기억 못한다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요근래 학부시절 노트를 종종 봐야 할 필요가 생기는데, 그 옛날의 필기를 보면서 피식피식 웃곤 한다. (공부하기 싫어서 드디어 실성했는가 하면 그건 아니고 -_-;; 그때 강의시간에 어떤 농담을 했었지, 기억이 나서 웃는다.) 자.. 지금 생각나 주어야 할 것들은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지만. 그런데 어찌하여 나의 기억은 엉뚱한 것들 뿐 : 쥐약성분의 합성과정을 설명하며 유기제약 교수님이 했던 말- "오야붕 쥐가 약을 먹고 그냥 곱게 죽진 않는단 말이지. 다른 쥐들에게 다 경고하고 죽기 때문에 쥐들은 절대 전멸되지 않아." 라든지. 후진국에서는 재미있게도 큼지막한 알약을 선호하.. 2021. 11. 1.
잊었어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11. 1.
사랑한다면 아끼지 마라 침대 위치 바꾼 뒤로 꿈자리가 영 뒤숭숭하던 차, 다시 옮긴다고 낑낑대다가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행방불명 됐던 목걸이가 침대 밑에 그로기 상태로 널부러져...;; 아아.. 먼지 묻고 상처 입은...수렁에서 건진 내 목걸이야.. 흑흑. T^T 그러고 보면, 이런 일은 꽤 자주 일어난다. 제일 좋아하는 거, 아끼느라고 잘 쓰지도 않은 애장품- 하필 고런 놈들이 꼭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가지고 얼마 함께 해보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이별하는 일이. 서랍 속에 고이 모셔만 뒀다가 우정반지는 빛 바래버렸고, 좋아하기 때문에 잘 안했던 목걸이는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 했네. 비단 목걸이와 반지 뿐이었나. 나는 좋아하는 걸 너무 아낀다. 나 자신을 너무 아낀다. 내 미래를 너무 아낀다. 사랑도 너무 아꼈다. 정말 사랑.. 2021. 11. 1.